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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진료는 치과의 독인가 약인가 - 최희수 대한치과보험학회 이사

보험진료는 치과의 독인가 약인가?

   

현대사회에서 보험진료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치인들에겐 자신을 당선 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의료복지를 의미하며 선진국가의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들 치과의사들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귀찮은 치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 가능하면 해서는 안 될 것....... 이런 식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학부과정에서 예비치과의사들은 보험에 관하여 배운 적이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없습니다. 진료수입이 더 한층 중요해진 대학교수진에게도 여전히 보험진료는 찬밥입니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합니다. 따라서 자신들의 제자들에게 알려 주고 싶지도 알려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듯 보험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난 예비치과의사들은 면허를 취득한 후 수련과정에서도 진료 술식에 관심이 집중되어 정작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는 보험진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지합니다. 그리고 개업을 하고서는 선배들로부터 들은 여러 가지 근거 없는 오해들로부터 자신을 묶어두고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후배들에게 말합니다. "보험진료 그거 해봐야 돈도 안 되고 몸만 버려! 괜히 현지조사나 당하고 잘못하면 영업정지 받을 수도 있어!" 그리고 이런 말에 친숙해진 이후에 자신들도 후배들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로서 보험진료라는 빈곤의 굴레는 대를 이어서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럼 치과보험진료체계가 이렇게까지 왜곡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첫 단추를 잘못 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과거를 탓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기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두 번째 원인은 해결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치과계의 대책은 치과보험 확장을 막는 것이었던 같습니다. 가장 최근의 업적(?)은 노인 틀니보험일 것입니다. 협회는 일관 되게 틀니 보험을 반대하였습니다. 물론 정부에서 제시한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낮았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시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의료기관을 개설하게 되면 당연히 의료보험진료를 해야만 하는 요양급여진료기관 당연 지정제가 시행되는 우리나라 의료법 체계에서는 정부의 시책을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 치과계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과의 경우에도 최근 DRG(포괄수과제)의 시행을 강력하게 반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그대로 시행되고 말았습니다. 정부와 사회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나 치과의사의 요구는 집단 이기주의며 밥그릇 싸움이라고 폄하하여버리면 그만인 것입니다.

 

   

 

 

이렇듯이 보험의 확대는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물결이 아닙니다. 복지 포풀리즘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국가와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보험 확대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협회에서도 보험확대를 억제하고 보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보험확대에 대비하여 적절한 수가를 조사하고 정부에서도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수가를 제안하여 관철 하여야할 것입니다.

   

그럼 대한민국 치과보험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전체의 보험청구액 중에서 치과가 차지하는 부분이 3%정도 라고 합니다. 하지만 치과의 중요성과 치료 빈도를 따져볼 때 최소한 10% 정도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과잉진료를 통하여 청구 비용을 늘리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선배님들께서 알려주신 잘못된 정보(보험청구를 많이 하면 세무조사 나온다!)를 진실로 받아들여서 분명히 진료를 하였음에도 기록을 하지 않거나 청구를 하지 않는 것은 이제는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보험진료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앞으로의 치과계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복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치과진료의 보험급여화도 더욱더 확대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시기를 지연 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거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큰 조류에 떠밀려 갈 것인지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하여 파도 위를 거침없이 항해 할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들이 몫인 것입니다.

   

그럼 과연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치과진료 중 보험급여 부분이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질문에 답변을 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는데 현재의 우리나라 치과계는 어떠한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2009년 국세청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과 개원의 1인은 월 매출로 약 3천만 원을 신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살펴본 봐와 같이 치과개원의 평균 보험청구액은 월 2011년 기준으로 약 550만원 정도가 아닐까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 년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11년도 기준으로 대략 월 3천만 원을 신고하는 치과(치과의사1인 진료)에서 보험진료와 관련된 금액은 청구액 550만원과 환자부담금 약 165만원을 더한 715만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험환자의 개인부담금을 100%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대략 600만원에서 700만원 정독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총 진료 금액의 대략 20%~22%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현재 여러분의 월 매출과 보험 청구액을 분석하여 비교해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의 경우 월 보험 청구액은 약 1200 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2007년 개업 당시에만 하여도 의욕은 넘쳤지만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보험진료는 생각처럼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강의도 들어보았지만 기술적인 것(청구방법 등)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루었고 막상 원장의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혼자서 이런저런 자료를 통해 독학을 하게 되었고 2009년도부터 치과진료의 원가분석을 시행하고 재료절약방안을 모색하면서 병원 내 다른 원장님들과 많은 상의를 통해 우리병원에 맞는 방법들을 조금씩 찾아가다 보니 어느새 이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가 부당청구나 허위청구에 의해 발생된 것이 아니며 보험진료가 적절히 어울릴 수 있도록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러 원장님들께 다시 한 번 강조하여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보험진료도 충분히 매출을 증가 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의료인으로서 국민들이 보다 저렴하게 구강건강을 보전하고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내가 열심히 보험진료를 해서 돈을 벌겠다!'라고 생각하고 시작한다면 진료가 재미도 없고 실제로 싶게 포기하기 쉬울 것입니다. 


이보다는 편안한 맘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저렴한 진료를 추천해드리면서 진료를 시작하게 된다면 스트레스도 덜 받고 환자의 치료 동의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며 이렇게 몇 번씩 진료를 받아본 환자들은 소위 의사-환자간 rapport가 형성되어 향후에 의사가 추천하는 다른 비 보험 진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본인은 치과에 있어 보험진료는 정기적금 또는 예금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치과계 신문을 통해 Y치과네트워크에서 "개원가의 가격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느지막하게 병원이름을 바꾼 이유는?....."등의 문구를 통해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음을 광고 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도 이렇게만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은 현실적으로 이렇게 될 수 있는 병원은 제한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고가의 비 보험진료를 위주로 진료를 추천하고 동의하는 일부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는 것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하였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동네에 유O치과나 O플란트치과등이 진출하여 있다면 그들과 함께 저가 덤핑의 길을 걷지 마시고 치과계의 블루오션(누가 보험진료를 하려고 경쟁하지는 않겠죠?)인 보험진료를 통하여 나만의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면 몇 해 뒤에는 반드시 만기적금을 타고서 그 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 자신이 의료공급자이며 또한 소비자임을 잊지 말고 의료복지 선진대한민국을 이루는 일에 일조하는 국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