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위의 삶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갑갑한 한숨이 먼저 나온다.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들이 겪는 자연재해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시간 동안 경제적 곤란을 겪는 수많은 사람과 더불어 우리 자신의 모습 역시 크든 작든 간에 적잖은 곤란으로 얽혀있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이유다.
누군가 극단적 삶의 선택이라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악의 받쳐있다고 흠칫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인간 존재가 선하다고 믿는 것은 악한 사람이라도 갖게 되는 양심의 작은 본성 정도로 미미한 것이 되어 버렸고 결국 성서에서 요구하듯 돈과 하나님의 양자택일만이 남은 꼴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게다가 이 복잡한 도시에서는 한 걸음만 움직여도 수많은 법규와 도덕이 올가미처럼 우리 주위에 웅크리고 있는 탓에 잠시라도 주의를 게을리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 인류는 이미 도덕 능력의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결론이다. 다시 말해 우리 능력 이상의 사회적 의무를 지고 깊은 딜레마에 빠져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의 가족과 사회에서 배우는 일종의 선악 판별 능력은 이미 도덕이라는 관점의 가치를 존중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한 상태다. 그래서 한편 우리의 존재만으로 우리가 반드시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이미 무의미하다는 역설이 힘을 얻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잘난 아들은 국가 것이며 돈 잘 버는 아들은 처가집 것이고 못난 아들만 내 자식'이라는 말이 한편 남자들의 오늘이기도 하다. 마치 세상에는 예쁜 꽃과 그렇지 않은 꽃만 있을 뿐이고 마음에 들면 무엇이든 용서되는 애매한 현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이 사회는 악이라는 명분의 피해를 줄이고 막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원래의 이기적인 생존의 본능에 따라 이를 피해가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아 탈출하게 되고 다시 정반합의 끝없는 창과 방패가 동원된다.
음주운전을 막기 위한 단속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리운전의 성업이라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파생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나열하자면 그 끝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 결국 악을 없앨 수 있는 노력은 불가하며 늘어가는 인류만큼이나 커가는 악의 소지는 풍선효과 같아서 누군가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때로는 악을 줄이고 다수의 이익을 위한 제도가 도리어 소수의 편의이상의 독점적 해약을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올해 1월부터 이법 예고되어 시행되는 비급여수가고지 역시 그 화살을 피할 수 없는 제도다. 제도 자체의 평가보다 다수의 이익과 선심성 제도라면 무조건 용서되는 우매한 입법 의지가 점점 우리 치과계에 약을 권하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의료비 급여의 본인 부담금을 의료 기관에서 받지 않는 것은 불법인데 스케일링이 공짜인 것은 단지 비급여이기 때문에 불법이 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우문우답처럼 불필요한 제도는 사회의 혼란을 점점 가중시킬 뿐이다.
제도 자체가 선택한 것이 사회 전체의 조화와 균형이 아니라 편중된 기울기를 갖는 것이라면 결국 끊임없는 해악을 유발시킬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운만큼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뒤숭숭한 시대에 일선의 많은 개원의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자칫 자신만의 생존이라는 덫에 갇히지 않을지 점점 악을 권하는 삶이 일상이 될 것 같아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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